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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 관점에서 본 에스테르 투스케스의 삼부작 : La trilogía de Esther Tusquets desde la perspectiva de narcisis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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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영주

Advisor
임호준
Major
인문대학 서어서문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에스테르 투스케스레비나스나르시시즘타자 윤리포스트모더니즘전환기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서어서문학과, 2017. 8. 임호준.
Abstract
본 논문은 스페인 전환기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인 에스테르 투스케스(Esther Tusquets)의 삼부작 속에 드러나는 동일자 중심 세계관에 대한 비판을 나르시시즘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여기서 말하는 나르시시즘은 프랑스의 철학자 엠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용례를 따르는 것으로서 동일성의 사유를 뜻한다. 이는 주체의 사고 속에서 타자가 동일자로 환원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때 타자의 타자성이 제거되므로 레비나스는 동일성의 사유가 폭력적이라 비판했으며 타자의 인격적 가치를 수호할 수 있는 책임과 배려의 윤리를 강조했다. 투스케스의 사고 역시 근대 주체철학의 전통적 모델인 데카르트의 코기토를 극복하는 것으로서 자아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타자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레비나스의 사상과 공명한다. 투스케스의 이러한 윤리 의식은 스페인 사회가 60년대 급속히 경제 성장을 하고 70년대 정치적 변화를 겪으면서 주체의 절대성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포스트모던 사회가 되었다는 점, 작가가 스페인 내전에서 승리한 카탈루냐 부르주아의 계급의 일원으로 성장하며 특권층 외부의 타자에게 벌어지는 불의의 상황을 목도하며 죄책감을 키웠다는 점과 같은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다.
논문의 분석 대상은 작가가 발표한 6개의 장편 소설 중 바다 삼부작이라고 불리는 초기 세 작품인 『모든 여름의 변치 않는 바다』(1978), 『사랑은 외로운 유희』(1979), 『마지막 조난 후 좌초』(1980)로 한정한다. 그 이유는 작가 자신 그리고 많은 연구자들이 인정한 바와 같이 세 작품 속에서 동일한 문제의식이 발단과 전개를 거쳐 완결된 형태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삼부작에서는 공통적으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성이 레즈비어니즘이나 성적 일탈에 참여하는 상황이 등장한다. 이러한 내용을 도피로 보는 입장에서는 전환기의 대표적 문화 코드인 환멸의 관점으로 작품을 해석했다. 한편 이를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여성의 주체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작품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본 논문은 작가의 메시지를 환멸로 해석하기에는 미래를 향한 건설적 윤리관이 담겨있고 주체 형성의 관점으로 보기에는 견고한 자아의식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견지한다고 주장하는 바, 선행 연구들과 결을 달리하여 나르시시즘의 관점에서 주체와 타자의 역학 관계를 조명한다.
『여름 바다』와『사랑은 외로운 유희』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불행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많은 비평가들이 두 작품에서 정체(停滯)의 감각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비관주의를 감지하는 것은 사뭇 당연하게 보인다. 그런데 작품 속에서 불행에 처한 인물들이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구원을 위해 타자와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주인공들이 자신의 나르시시즘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타자는 동일자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환원되고 타자성이 파괴된다. 이 때문에 주인공들은 타자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는 것에 실패하고 자신들의 동일자의 지평 속에 존재하는 멜랑콜리의 늪에서 머물 뿐이다. 반면에『마지막 조난』에서 주인공은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불행에서 벗어난다. 작품 속에서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은 주인공에게 닥친 일련의 예상치 못한 사건이다. 처음에 이 사건들은 주인공에게 시련으로 작용하지만 결국 주인공을 나르시시즘의 환상에서 해방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난 주인공은 비로소 자신으로의 회귀를 멈추고 타자를 통해 새로운 삶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처럼 작가는 작품 속에서 나르시시즘을 타자에 대한 폭력과 관련지을 뿐만 아니라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실존주의적 염려를 벗어나 주체의 구원에 이르는 길임을 역설한다. 또한 작품 속에서 비판 대상이 되는 자아중심적 세계관은 거대 담론이 아니라 개인의 층위에서 다뤄지며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나 피해자로 인식되는 여성이 타자에 대한 폭력의 주체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타자에 대한 폭력이 전쟁과 같은 특수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도 깃들어 있으며 누구나 그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성찰에서 기인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8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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