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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단편소설의 서사적 변화 양상 -이야기와 서술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 Aspects of Narrative Change in the Short Stories of Kim Dong-in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story and nar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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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춘규

Advisor
김종욱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8-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서사이론이야기서술자제라르 쥬네트초점화행위제공자우발성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2018. 2. 김종욱.
Abstract
본 논문은 김동인의 각 시기별 단편 소설에 나타나는 기법적 특색을 이야기와 서술자의 층위로 나누어 분석했다. 기법적인 측면에서 지금까지 김동인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었지만, 대체로 「감자」가 발표된 1925년을 전후로 한 시기를 정점으로 보고, 그 이후의 작품들은 퇴보 혹은 연장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의견을 함께 한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이 시기를 김동인 문학의 기법적 완성기로 보는 연구사에서 탈피하여, 작품 활동을 재개한 1929년 이후에도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밝히고자 했다.
이러한 변화 양상은 이야기를 서술하는 서술자의 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25년에 김동인이 『조선문단』에 발표한 「소설작법」에는 인물과 서술자의 관계를 다룬 시점의 원리가 소개되어 있다. 그가 제안한 일원묘사, 순객관묘사, 다원묘사 등은 제라르 쥬네트(Gérard Genette)의 초점화 이론(focalization)에서 다루는 내적 초점화(internal focalization), 외적초점화(external focalization), 비초점서술(non-focalized narrative)과 상응한다. 이는 인물에 대한 서술자의 정보량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으로, 서술자가 가지는 정보량에 따라서 서술의 형식이 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서술하기(narrating)의 층위, 즉 음성(voice)의 문제를 고려할 때 이야기에 대한 종합적인 서술자의 태도가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2장에서는 김동인의 초기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야기와 서술자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 시기(1919~1924) 작품의 서술자는 일원묘사의 방법을 취하여 인물이 가진 정보량만큼만 서술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다. 그렇기에 사건과 허구 세계에 대한 묘사는 모두 인물의 내면에 의해 주관화되어 있으며, 인물의 지성, 성격, 상황, 교육 수준 등의 요소에 의해 왜곡되어 나타난다. 독자는 사실상 인물의 시각(vision)만을 쫓고 있으면서도, 서술된 텍스트가 서술자에 의한 객관적인 설명과 해석이라는 환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에 대한 서술자의 태도는 인물의 허위를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인물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 인물과 서술자는 반어(irony)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신뢰하기 어려운 서술자임이 드러난다.
3장에서는 서술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원묘사에서 벗어나 서술자가 인물, 사건, 허구 세계와 같은 이야기의 요소를 자유롭게 서술하게 되는 시기(1924~1927)를 분석했다. 「자기의 창조한 세계」(1920)에 따르면, 김동인은 허구세계를 창조하여 그 세계에 대한 완전한 지배권을 획득한 톨스토이의 소설관을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김동인은 인물의 성격과 사건을 단순화함으로써 오히려 소설의 리얼리티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럼으로써 서술자의 이야기 장악이 실현된다. 인물의 복잡한 내면 심리는 더 이상 묘사되지 않고 서술자는 인물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인물과 인물 주변의 환경, 상황 등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사건의 주체로서 인물을 행위 하도록 만드는 가난, 환경, 종교, 이념과 같은 행위제공자(power)가 새로운 행위의 주체로서 등장한다. 서술자는 이야기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배따라기」(1921)에서 등장하는 운명과 같은 절대적 지위를 누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인물의 타락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결정론적 세계관이 형성된다.
4장에서는 김동인이 문단으로 복귀한 1929년 이후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작품들을 분석했다. 1930년을 전후로 이미 한국 문단의 중견 작가가 된 김동인은 한국의 문단 전반을 조망할 관록과 식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문단의 최전선에서 밀려남으로써 한국 문학계를 견인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도 한 시기이다. 이 시기의 서술자는 이미 결정된 이야기를 담담히 서술해 나가던 이전의 서술자와 달리, 갑작스럽게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accident)에 인물과 함께 놀라고, 그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는 태도를 취한다. 사건의 인과적 연결고리가 해체되고 서술자조차 사건이 발생한 원인이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이야기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소 불명료해지지만 독자에게 인생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원인과 결과가 일대일 대응을 이루는 사건과 달리 결과로부터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원인으로부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이러한 서술자의 태도는 서술 방식의 다양한 변화를 낳게 된다.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을 서술한 「광화사」(1935)는 가능한 여러 가지 결말을 제시하고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서술자를 등장시킴으로써 이미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소설의 환상을 뒤집는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메타 픽션은 이야기를 장악하는 권위적인 서술자의 태도에서 벗어나 독자와 함께 인생의 근본적인 물음을 공유하고자 하는 기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서술자에 의한 서사의 폐쇄적인 구조를 벗어나오자 한 시도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각 시기별로 김동인 작품들의 서사적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이야기와 서술자의 관계, 특히 정보량과 서술자의 태도 측면에서의 분석은 김동인이 초기부터 추구해왔던 인생의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소설로 형상화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지금까지 김동인 연구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1930년대의 작품들은 근대소설양식의 확립이라는 문단적 과제에서 벗어남으로써 오히려 다양하고 파격적인 형식의 변화를 낳았으며, 인생이 던지는 질문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문학의 수준이라는 초기의 목표를 넘어 김동인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내발한 것으로, 한국 문학의 자생적 변화 양상을 어느 정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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