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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의 보유행동 연구 - 누가, 무엇을, 왜 처분하지 못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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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최지혜

Advisor
김난도
Major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2018. 8. 김난도.
Abstract
현대인은 무언가를 사는 것만큼 처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납장은 넘쳐나고 집은 늘 좁게 느껴진다. 소유물의 사용빈도가 하락했거나 다른 재화로 대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분하지 못하고 보유하는 예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 비싸게 주고 샀으나 입지 않고 장롱에 둔 코트, 몇 번 쓰지 않고 주방에 방치된 요구르트 제조기,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하면서 책상 안 쪽에 자리잡게 된 구형 스마트폰 등 사용하지 않으면서 몇 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물건들을 볼 때마다 언젠가 처분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선뜻 버리기가 쉽지 않다.

비사용제품의 보유는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과 보유 및 처분에 관한 의사결정이 혼재되어 있는 행동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소비자와 소유물의 관계 혹은 소비자가 인지하는 소유물의 가치를 살펴봄으로써 소비자와 소유물의 관계가 특정 처분 방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왔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소비자가 소유물에 갖는 정서적 감정을 밝히는 데 집중해왔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보유하는 소비자의 일상적 행위를 포괄적으로 탐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어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갖고 있는 행동을 소비자 측면, 제품 측면에서 살펴보고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갖고 있는 이유에 기반한 소비자 집단을 분류하고자 한다. 또한 제품에 따라 분류되는 집단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봄으로써 사용하지 않게 됨 제품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와 같은 목적의 달성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보유하는 소비자의 보유성향을 측정하고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분하지 못하는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용하지 않으면서 잘 처분하지 못하는 제품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사용하지 않을 때 바로 처분하는 정도와 사용하지 않아도 갖고 있는 경향성을 바탕으로 제품들을 분류해보고 제품군간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세 가지 제품군(의류, 휴대폰, 화장품)에서 사용하지 않으면서 갖고 있는 이유가 달라지는지 살펴보고 이유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 집단의 유형을 나누고 유형별 구체적인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상의 연구문제를 규명하기 위하여 1,2차에 걸쳐 소비자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1차 설문조사는 엠브레인(http://www.embrain.com)에 인터넷 설문을 의뢰해 2018년 3월 5일부터 3월 9일까지 실시하였다. 1차 설문조사에서는 주관식 응답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보유하고 있는 제품을 조사하였고, 보유성향문항, 강박적 저장성향 문항 및 인구통계학적 변수 등이 포함되었다. 최종적으로 158부가 분석에 사용되었으며 자료분석방법으로는 기술통계, 빈도분석, 신뢰도 분석, 요인분석 등이 사용되었다.

2차 설문조사는 엠브레인(http://www.embrain.com)에 인터넷 설문을 의뢰해 2018년 5월 18일부터 5월 24일까지 실시하였다. 2차 설문조사는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하였다. 첫째, 1차 설문조사를 통해 정제된 문항을 바탕으로 보유성향을 측정하였다. 둘째,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보관하게 되는 정도와 처분하게 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파트로, 선행연구를 통해 선정된 25가지의 제품을 보기로 제시하고 각 제품에 대해 사용하지 않아도 갖고 있는 편인지 처분하는 편인지 점수를 측정하였다. 셋째, 시나리오를 통해 사용하지 않으면서 보관하고 있는 제품을 떠올리게 하고 해당 제품에 대한 변수를 측정하는 파트로, 객관적·주관적 변수 및 제품을 구매하게 된 동기를 측정하였다. 넷째, 보관하는 이유를 측정하는 파트로 그 제품을 처분하지 못하고 보관하는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여 제품별 보관이유를 측정하였다. 다섯째, 소비자성향을 측정하는 파트로, 보유행동과 관련 있는 것으로 선행연구에서 알려진 소비자성향변수 문항을 포함하였다. 마지막으로 인구통계학적 변수 및 거주하는 공간에 관한 변수를 측정하였다. 최종적으로 826부가 분석에 사용되었으며, 자료분석방법으로는 기술통계, 빈도분석, 교차분석, t-test, 일원분산분석, 로지스틱 회귀분석, 잠재프로파일 분석 등이 사용되었다.

본 연구의 연구결과 및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비자의 보유성향 수준을 측정하는 문항을 정제하고 측정모형 및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인하였으며, 보유성향이 높은 소비자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의 보유성향 수준은 높은 편이었으며, 보유성향이 낮은 집단과 높은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변수간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추후 보다 엄밀한 보유 성향 척도의 개발을 통해 인구통계학적 변수와의 차이를 분석하는 연구가 필요 할 것이다. 보유성향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있어서는 학력, 소비지출, 금전적 검소성향, 물질주의, 비계획적 충동구매 성향이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다. 이는 검소성향과 물질주의가 높을수록 보유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선행연구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며, 본 연구에서는 비계획적 충동구매성향의 영향력을 새로 확인하였다.

둘째, 사용하지 않으면서 처분하지 못하고 갖고 있는 제품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1차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주로 의류, 책, 신발, 휴대폰, 화장품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류는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바로 버리거나 정리하게 되는 정도와 사용하지 않지만 갖고 있게 되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책, IT제품류, 휴대폰, 의류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셋째, 비사용 상황에서의 처분-보관 행동 경향성 점수를 토대로 제품을 분류한 결과 6개의 요인이 도출되었다. 주목할 점은 운동기구와 악기, 책과 그릇이 각각 동일한 요인으로 묶였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제품구매 단계에서의 분류 방식이 보유와 처분 단계에서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운동기구와 악기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사항이나 구매의사결정 단계는 다를 수 있지만 처분단계에 있어서는 비슷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분하지 못하는 이유를 기반으로 세 제품군(의류, 휴대폰, 화장품)에 대해 각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요인분석 결과 제품군에 따라 도출된 요인이 다소 달랐다. 예를 들어 의류에서는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이유와 팔기 위해 보관한다는 이유가 같은 요인으로 묶인 반면 휴대폰에서는 금전적 거래가 별도의 요인으로 분리되었다. 또한 의류에서는 나의 정체성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옷이라도 보유하고 싶다는 요인이 다른 두 제품과 달리 독립된 요인으로 발견되었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분하지 않고 보관하는 이유에 기반한 요인 분석 결과가 제품군 별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세가지 제품군에서 도출된 요인 별 평균점수를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귀찮음 요인의 평균이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관여도 낮고 보유와 처분에 관한 의사결정을 회피하고 싶어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전반적으로 처분의 결과가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우려하는 환경우려 요인의 평균이 낮았다.

여섯째,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분하지 못하고 보유하는 이유를 기반으로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의류는 4개의 집단, 휴대폰으 5개의 집단, 화장품은 3개의 집단이 도출되었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세 제품군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세분화 집단은 복합이유 보관형이다. 이들은 사용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상징적·금전적·사회적 가치를 모두 크게 인지하고 있는 동시에 처분에 대한 귀찮음까지 느끼는 집단이다. 이 집단은 처분을 가로막은 특정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보유하는 기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류와 화장품의 소비자 집단 세분화 결과 판단보류형 집단의 비중이 두 제품군에서 모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휴대폰에서는 판단보류형 집단이 발견되지 않았다. 휴대폰은 언젠가 사용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보유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적은 비중이지만 휴대폰 제품군에서 감성가치 보관형 집단이 발견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들은 휴대폰과 함께한 시간이나 휴대폰에 깃들여 있는 추억을 중요시하는 집단으로 휴대폰을 처분한다는 것은 이러한 시간과 추억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휴대폰 처분으로 수반되는 금전적 보상은 이 집단에게 중요한 유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세분화 집단 별 인구통게학적 변수, 구매동기 변수, 제품관련 변수, 소비자성향 변수 등에서 차이가 나타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보유하는 소비자 집단이 동질적이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휴대폰의 금전가치 보관형 집단은 검소성향이 다른 집단에 비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에서는 검소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분하지 못한다고 하였는데(Haws 외 2012), 보유하는 이유에 따라 검소성향이 낮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한 사용기대 보관형과 판단보류형은 보유이유로만 봤을 때 비슷해 보이는 집단이지만 구매동기 및 제품관련 변수와 소비자성향변수의 차이를 살펴봤을 때 상이한 집단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사용기대 보관형은 판단보류형 집단에 비해 현재 사용하지 않지만 보관하고 있는 제품의 감가상각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사용기대 보관형은 판단보류형 집단에 비해 검소성향이 높은 편이다. 즉, 사용기대 보관형 집단은 판단보류형에 비해 처분상황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였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한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다 다면적인 고찰을 바탕으로 한 엄밀한 측정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보유하는 소비자의 보유성향 측정문항을 국외의 선행연구에 기반하여 도출하였다. 제품의 사용과 처분은 거시적 환경과 문화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한국의 상황에 적합한 문항 개발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 규명한 소비자 집단의 구체적인 특징을 알아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판단 보류형 집단과 귀차니즘형 집단 중 어느 집단의 소비자가 신제품 출시에 관심이 많은지 알아보는 것이다. 귀차니즘형 집단의 소비자는 이미 갖고 있는 물건에만 관여도가 낮은 것인지 새 제품에도 관여도가 낮은 것인지 구체적인 특성을 파악한다면 집단별 차별화된 소비자교육 및 정책적 제언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조사한 세 제품군 외에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거나 한 제품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 사용하지 않으면서 갖고 있는 제품 중 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책과 의류·휴대폰·화장품은 버리지 않는 이유에 있어 비슷한 요인구조를 갖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의류의 범위를 입을 수 있는 옷을 모두 포함하였으나 정장과 일상의류는 보유하는 이유가 다를 수 있다. 제품을 보다 구체적으로 한정한다면 소비자의 보관행동을 보다 실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 조사대상자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탐색적 연구로서 조사대상자의 나이를 20,30대로 한정하였다. 처분행동에 있어 연령효과는 연구마다 상이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가 다른 연령대에서도 발견된다면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해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어: 사용하지 않는 제품, 보유성향, 보유행동, 처분, 잠재집단분석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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