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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과 정체성 형성- 2010년대 대학생 활동가의 경험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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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다혜

Advisor
배은경
Major
사회과학대학 협동과정 여성학전공
Issue Date
2012-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안티페미니즘여성주의 유연화대처 전략‘정치적 주장하기’페미니스트 정치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여성학전공, 2012. 8. 배은경.
Abstract
본 연구는 대학 내 여성주의 그룹에 참여하여 현재 활동 중인 학생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과 정체성 형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대학 내 여성주의 그룹 활동가의 경험을 당사자 목소리를 통하여 포착하고, 이를 통해 단일한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전제하지 않고도 페미니스트 정치 실천이 가능할지 모색해 보았다. 또한 2010년대 초반 한국의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이 처해있는 현재 상황을 검토하고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하였다.
2010년대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의 현실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상당히 비관적이다. 대학에서의 여성주의 세력은 축소되고, 가시화된 페미니즘 이슈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페미니즘 운동이 단일한 운동 주체를 구성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이 논문은 이러한 시각이 하나의 범주로서의 여성 해체를 곧 페미니즘 운동 주체의 부재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던진다.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들 간의 차이와 젠더 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 여기에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안티페미니즘 통념까지 더해져 오늘날 대학생들이 페미니즘 그 자체에 대해 갖는 태도와 정체성 구성을 둘러싼 담론적 환경(안티페미니즘)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검토 없이 쉽게 운동의 현 상태를 단정 짓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공통의 이해를 갖는 운동 주체의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대학 내 여성운동이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고 보는 시각은 행위 주체가 단일한 정체성을 공유해야 하며, 그 목표가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전제한다. 그러나 기존의 사회운동 방식과는 달리 페미니즘 운동의 속성상 공식적인 조직 이면의 비공식적 구조들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비록 현재 대학 내 여성주의 관련 활동 그룹 내 개인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경합하고 있고 페미니즘에 대한 상이한 해석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이러한 현상을 곧 조직에 균열을 내거나 운동 역량을 훼손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논문은 현재 대학 내 여성주의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이해방식과 태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서울 시내 4년제 대학교에서 여성주의 그룹 세 곳을 선정하여 그 구성원들을 심층면접 하였다. 이를 통해 여성주의 그룹 구성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정체성으로서의 여성주의자 정체성은 연구참여자들의 젠더 경험과 대학생활 경험, 그리고 주변의 담론적 환경(안티페미니즘)에 대한 대처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또한, 이렇게 구성원들의 의식과 정체성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활동가들이 여성주의 그룹과의 관계를 맺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각 그룹이 구체적인 활동을 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합의 과정을 살펴보았다.
심층면접과 참여관찰로 얻어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각 대학에서 페미니즘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여성주의자 정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활동 양상을 보면 집단 내에 공유된 페미니즘 운동 목표를 실천해나가고 있다기보다는, 개인들이 우연히 페미니즘을 접하면서 각자의 젠더 경험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생활양식을 구성해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활동가들은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대면하게 되면서, 자신의 활동을 정당화하거나 유지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대처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면하는 장면에 따라 정체성을 드러내거나 감추면서 다르게 연기하기(acting out)
둘째, 여성우월주의나 여성이기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페미니즘 경계 확장하기
셋째, 여성주의자 정체성에 대한 내적 갈등과 문제 회피
넷째, 여성주의자 정체성에 대한 타인의 규정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활동에 내재적인 의미 부여하기
연구참여자들은 페미니즘과 개인적 정체성을 동일시하는 정도에 따라 위 전략들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각 전략에 대한 해석과 태도는 여성주의자 정체성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내부구성원들의 다양한 정체성은 구체적인 발언과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이를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구성원간의 소통 속에서 인정을 얻고 합의를 도출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개별 구성원들은 무엇이 페미니스트로서 적절한 행동양식이고, 페미니즘에 적합한 실천인지 매 순간 확인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므로 여성주의 그룹의 공동체 역동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어떤 단일한 행위 주체를 가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그러한 주체를 전제로 대학 내 페미니스트 정치가 실천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주장하기는 개인이 한다고 해서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내 구성원들의 인정과 합의를 거쳐 그 정당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재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의 상황을 평가해 보자면, 개인들이 갖는 여성주의자 정체성 여부나 그 정체성의 단일성과는 무관하게 대학 내 여성주의 관련 활동 그룹에서는 모종의 페미니스트 정치가 실천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단기적인 정치적 행동은 가능할지 모르나 집합적 행동을 안정적으로 담보할 조직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은 현재와 같은 소규모의 분산된 운동으로 고착되거나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이 이후에도 지속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성원의 재생산과 더불어 집단의 운동 경험을 전수하기 위한 자료 보존과 역사의 기록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생 활동가의 졸업이나 개인적 상황 변화가 곧바로 운동과의 단절을 의미하지 않도록, 여타의 다양한 페미니스트 그룹들과의 네트워크 형성도 필요할 것이다. 페미니스트 정치의 실현에서 중요한 것은 행위 주체들이 특정 이데올로기와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들의 정치적 주장의 정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이기 때문이다.
20대 대학생 활동가들의 당사자 목소리를 통해 현재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이 처해 있는 상황을 검토한 본 연구의 이론적 함의는 페미니스트 정치와 정치적 주장하기에 대한 재해석에 있다. 정체성의 정치와 차이의 정치에 대한 이해가 주체(정체성)를 강조함으로서 빠졌던 딜레마, 즉 현재 한국의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의 역동을 읽어낼 수 없었다는 점을 극복하고, 개인적 정체성과 공동체의 활동이 상호작용을 통해 갱신되고 구성되는 과정을 밝힘으로써 페미니스트 정치의 이론적 초점을 정치적 실천의 문제로 전환시키고자 했다. 정치적 주장하기는 고립된 개인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단 내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여성운동의 주체는 젠더 관계와 집단적 실천 속에서 구성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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